AI 시대, 유언장도 ‘작성하는 시대’에서 ‘설계하는 시대’로
전통적인 유언장은 대부분 수기로 작성되거나 법률 전문가의 조력을 받아야 했다. 그러나 디지털 자산의 증가, 비대면 상속 니즈의 확대, 그리고 인공지능 기술의 발전은 유언장을 더 쉽고 빠르게, 자동으로 작성하고 관리할 수 있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열었다. 특히 미국을 중심으로 다양한 AI 기반 유언장 작성 서비스가 등장하고 있으며, 사용자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자산 목록을 정리하고, 법적 구조에 맞는 유언장을 자동 생성하는 기능을 제공한다. 본 글에서는 디지털 유언장에 적합한 AI 툴을 비교해 보고, 각각의 기능적 특성과 실제 활용성, 그리고 한국 사용자의 관점에서 어떤 툴이 적합한지를 살펴본다. AI가 당신의 마지막 의사를 대신 기록해 줄 수 있을까?
디지털 유언장을 위한 AI 툴에 필요한 핵심 요건
디지털 유언장에 적합한 AI 툴이라면 단순한 문서 생성 기능을 넘어, 다음과 같은 요건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자산 자동 분류 기능
금융계좌, 암호화폐, 부동산, 디지털 파일 등 사용자의 자산 유형을 자동으로 인식하고 분류할 수 있어야 한다.
수혜자 지정 및 분배 시뮬레이션
각 자산에 대해 누구에게 어떻게 분배할지를 설정하고, 변경 가능해야 한다.
법률 기준 반영
해당 국가의 유언장 요건(예: 서명, 증인, 공증 등)을 자동 적용할 수 있어야 한다.
보안과 인증
생체 인증, 2단계 인증, 블록체인 서명 등 문서의 위조 방지를 위한 기능이 필수다.
출력 및 공증 연계
생성된 유언장을 인쇄하거나, 공증 가능한 형태로 저장할 수 있어야 법적 효력이 생긴다.
AI 유언장 툴 비교: TOP 4 글로벌 서비스 소개
① Trust & Will (https://trustandwill.com)
특징: 미국 내 가장 대표적인 디지털 유언장 서비스
기능: 자산 목록 구성, 수혜자 지정, 유언장 자동 생성 및 PDF 출력, 온라인 공증 연계
AI 활용: 질문 기반의 인터페이스로 사용자의 답변에 따라 유언장 문서 자동 생성
장점: 법률 검토 기반 템플릿 제공 / 미 전역 법률 반영
단점: 영어 기반 / 한국 법 체계에는 부적합
② Tomorrow (https://tomorrow.me)
특징: 모바일 앱 기반 디지털 유언장 플랫폼
기능: 자녀 보호자 지정, 부부 공동 유언장, 생명보험 연동
AI 활용: 사용자 데이터(보험, 자산, 가족 정보)를 기반으로 시나리오별 분배안 제안
장점: UI가 직관적이고 초보자에게 쉬움 / 무료 사용 가능
단점: 미국 거주자 중심 / 국제 자산 대응 기능 미비
③ Cake (https://www.joincake.com)
특징: 사후 디지털 유산 관리에 특화된 플랫폼
기능: 유언장 외에도 SNS, 이메일 계정, 디지털 구독 서비스 해지 기능 포함
AI 활용: 사망 이후 자동 실행 시나리오 설계 (디지털 장례 설정 포함)
장점: 디지털 유산 전반을 관리 가능 / 다양한 체크리스트 제공
단점: 정식 유언장보다는 보조 도구에 가까움
④ Empathy (https://www.empathy.com)
특징: 사망 이후 유족의 상속 절차 지원 중심 플랫폼
기능: 서류 자동 정리, 상속 절차 안내, 정부 기관 대응 서류 생성
AI 활용: 유족의 정보를 분석해 필요한 상속 절차를 자동 정리해 제공
장점: 실제 사망 이후 프로세스에 특화 / 감성적 UX 설계
단점: 유언장 작성보다는 ‘상속 절차 지원’에 가까움
툴별 핵심 기능과 비교 정리

한국 사용자 적합성은 현지법 기준 부적합 여부, 인터페이스 사용성 등을 고려해 상대평가
실제 사용자의 선택 기준: 당신에게 맞는 AI 유언장 툴은?
만약 사용자가 국내 자산과 일부 해외 디지털 자산만 보유한 경우라면, 위 툴들을 직접 활용하기보다는 참고용으로 활용하는 것이 좋다. 현재 한국 법률에 완벽히 맞는 AI 유언장 툴은 없기 때문이다. 다만, 암호화폐, NFT, 해외 거래소 자산을 많이 보유한 투자자라면, Trust & Will 같은 서비스의 인터페이스나 기능을 통해 자산 목록 구성과 분배 방식을 정리해 두는 것이 유용할 수 있다.
또한, Cake와 Empathy는 ‘죽은 뒤 남겨지는 디지털 흔적’을 정리하고자 하는 사람에게 적합하다. 유언장 자체의 효력보다는, 디지털 장례와 감성적 설계, 남겨진 가족을 위한 상속 가이드로써 활용하는 방식이다.
AI 툴을 유언장의 ‘완성’ 도구로 보기보다는, ‘준비와 설계’ 도구로 활용하는 것이 현재로선 가장 현실적이다.
AI 유언장은 보조 도구이지, 법적 결정을 대신하지 않는다
AI 기술은 유언장 작성의 편의성과 접근성을 획기적으로 높였지만, 그 자체가 완전한 ‘법적 유언장’으로 기능하려면 아직 넘어야 할 장벽이 많다. 사용자는 AI가 생성한 문서를 단순히 출력하고 저장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점을 반드시 인식해야 한다.
현행 민법상 유언장이 법적 효력을 가지려면 자필 작성, 공정증서, 녹음 등 엄격한 형식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AI가 자동으로 작성한 문서는 해당 요건 중 어느 하나도 충족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며, 법정 분쟁 발생 시 유효성 자체를 부정당할 수 있다. 특히 한국과 같은 민법 국가에서는 서면 문서의 진정성과 본인의 의사 표현 여부를 철저히 따지기 때문에, AI가 작성한 유언장을 단독으로 사용하는 것은 법적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
따라서 사용자는 AI 유언장 툴을 법적 유언장의 ‘초안 도구’로 활용하고, 최종적으로는 공증된 문서로 전환하는 절차를 반드시 병행해야 한다. 실제로 미국과 일본에서도 AI 유언장을 단독으로 사용하는 것이 아닌, 법률 전문가의 검토와 공증 시스템을 결합해 법적 효력을 확보하는 방식이 주류로 자리잡고 있다.
또한 유언장의 내용은 단순히 자산 분배뿐 아니라, 남겨질 가족 구성원 간의 관계와 감정, 책임을 수반한다. AI가 아무리 정확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문장을 생성하더라도, 인간 고유의 가치 판단과 배려는 기술로 대체할 수 없다. 기술은 ‘유언의 형식’을 도와줄 수는 있어도, ‘의지의 본질’을 대신할 수 없다는 점을 명확히 이해해야 한다.
디지털 유산이 점점 복잡해지는 지금, AI 유언장은 준비의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훌륭한 수단이다. 하지만 궁극적으로 중요한 것은 법적 효력과 윤리적 책임을 동시에 갖춘 ‘완성된 유언장’이다. AI를 도구로 활용하되, 법과 사람의 관계 안에서 책임 있게 정리하는 것, 그것이 디지털 시대를 살아가는 이들의 성숙한 자산관리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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